소년이 온다, 한강

친척 언니의 추천으로 읽어본 책. 슬프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밀리의 서재에는 없어서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어보았다.

나는 영화도 포스터를 보지 않고 제목이 끌리면 보는 스타일이다. 책도 마찬가지.

 

곧 5월 18일이 된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

 

분수대, 상무관, 전대병원.. 이런 단어가 나온다. 읽다보면 1980년 5월이 배경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각 장마다 화자가 다르다. 주인공을 2인칭으로 묘사하기 때문에 주인공을 옆에서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팠고 소설이지만 정말 있었던 사건이라 더 괴로웠다.

 

문체가 긴장감있고 몰입감이 엄청나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눈물이 흘렀다.

제일 슬픈 부분은 어린 시민군 동호를 잃은 어머니의 글인 6장 '꽃 핀 쪽으로'를 읽을 때 머리가 아플 정도로 슬펐다. 

 

읽는 내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광주시민들은 겪지 않아도 될 일을 왜 겪어야만 했을까. 대체 권력이 뭐길래. 인간이 맞나. 인간이 아니니 그랬겠지만.

1980년대를 겪어보지 않은 세대인 나도 눈물이 난다. 피해자 가족들은 얼마나 슬픈 현재를 살고 있는걸까. 그 슬픔을 가늠할 수 없을 것 같다... 2021년 전두환은 아직도 많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멀쩡하게 살아있다.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지옥에 떨어졌으면 좋겠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_99쪽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_117쪽

허지만 죽은 다음의 세상을 나는 모른게. 거그서도 만나고 헤어지는지, 얼굴이 있고 목소리가 있는지, 반갑고 서러운 마음이 있는지 모른게. 느그 아부지 잃은 것을 가엾어해야 하는지, 부러워해야하는지 어떻게 내가 알었겄냐._190쪽

 

2021년 광주는 5.18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또한 미얀마의 민주화를 응원하면서. 

 

5월. 길가에 장미가 많이 피어있다. 피고 지고 반복하겠지. 역사를 잊지 말고 반복하지 말자.

많은 이들이 소년이 온다를 읽었으면 좋겠다.

책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면 영화나 다큐도 추천하고 싶다.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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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