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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생각의 기록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김범석

S28S2 2021. 5. 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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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무거운 주제의 책을 읽었다.

밀리의 서재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이다.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 베스트셀러+2시간 이내로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읽곤 한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가 바라본 환자의 이야기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마지막 흔적우리의 선택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서울대 암 병원 18년차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 교수가 만난 암 환자와 그 곁의 사람들, 의사로서

book.naver.com

 

죽음이란 정말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다.

삶을 끝내기 전에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대학생 때 설계가 너무 좋았다. 답사도 재밌고 내가 만드는 공간이 좋았다. 내 이름이 새겨지는 걸 상상하며 패기로 무작정 실무에 뛰어들었다. 실무를 겪고 나니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달랐다.

설계회사는 노래를 틀어놓고 작업을 하곤 하는데 슬픈 노래가 나오면 눈물이 주륵 흘러 매번 소매로 눈물을 훔치곤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도 거의 매일이 새벽 2시 3시 퇴근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잠을 자도 마음이 불안했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겠지? 성장하는 과정인데 왜 이렇게 힘이 들까.. 이런 생각만 했다.

주말도 주말같지 않았다. 잔고에 돈이 쌓여도 쓰는 방법을 몰랐다. 저녁을 먹고 나면 화장실 가는 척 베란다로 가곤 했다. 여기서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 이런 생각이 일상이고 울면서 걷는 게 드라마가 아니라 진짜구나 싶었다.

이러다 정말 나쁜 일이 일어나겠다 싶어 퇴사를 하고 본가로 내려왔다. 

 

최근 공단 면접을 보고 퇴사를 왜 했냐는 질문을 받았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울컥하고 코 끝이 찡해지고 목이 뜨거웠다. 전 직장을 다닐 때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을 사진찍어놓고 녹음을 해놨다. 여전히 내 폰에 있다. 그냥 삭제하지 못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퇴사만 했을 뿐이지 난 여전히 그때 받은 상처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퇴사 질문을 끝으로 면접이 끝나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이 책 속에는 죽음을 다녀온 사람과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

죽음에 한번 다녀온 사람은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더 여유로워졌고 지금 생활을 만족하고 가족과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후회를 했다.

참 아이러니하다. 

 

가족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나오면 눈물이 나왔다.

나에게는 먹먹함을 넘어서 눈물이 주륵 나오는 소재가 가족이다.

우리 엄마아빠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살아계실 때 소중한 일상을 보내야지

 

주어진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살 것인가 기억하면서 사는 삶이 참 중요한 것 같다. 한번 사는 인생 의미 있게 살아보자.

 

책을 다 읽고 알았는데 작가님은 유퀴즈에도 나온 분이셨다.

출처: 유튜브
때때로 '죽음'이라 쓰고 '삶'이라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_12쪽
한동일 선생의 저서 《라틴어 수업》에 언급되는 라틴어 명구 중에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말이 있다. 오늘 누군가의 죽음은 내일의 내가 닿을 시간이고, 어떤 죽음들은 분명히 아직 남아 있는 이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한다. 뜻하지 않게 자신이 떠나갈 때를 알게 된 사람들과 여전히 떠날 때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나는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_12쪽
아이들이 다녀가고 한 시간쯤 뒤에 환자는 숨을 거뒀다. 그제야 나는 이 환자의 늦어지던 임종이 이해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무척 보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아이들이 올 때까지 버텼던 모양이다._116쪽
다만 결과에 대한 긍정성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과정과 태도에 대한 긍정이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내가 잘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그 자체가 긍정이어야 한다. 이점을 오해하면 결과에 대한 기대하 과도하게 커져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_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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